현대 디자인과 인체는 불가분한 관계다. 헨리 드레이퍼스의 〈인간의 측정(The Measure of Man: Human Factors in Design)〉, 르 코르뷔지에의 〈모듈러(Le Modulor)〉부터 이를 해체하는 작업들과 동시대 유니버설 디자인까지도 디자인과 신체성은 단단히 결부되어 왔으며,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사항으로 여겨져 왔다. 물론 디자인에서 신체성을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다. 그러나 신체성을 조금 뒤로 미루어 둔 채 디자인할 수는 없을까? 이번 전시에서는 디자인의 기능주의적 강박에서 벗어나 신체성 너머의 영역을 탐구해본다.

그렇다면 왜 ‘의자’인가? 의자는 인간 생활, 사회 시스템, 중력에 의해 신체에 예속된다. 현대 디자인 영역에서 모더니즘이 내세운 신체성과 기능성은 이러한 의자의 굴레를 더욱 견고히 했다. 하지만 이 관계를 벗어나 생각해 볼 때 신체성 너머의 영역에서 이루어지는 무수한 움직임(movement)을 발견할 수 있다.

≪모노카픽(Monocarpic)≫은 한 번 꽃을 피우고 씨를 뿌린 후 죽는 일임(一稔) 식물을 말한다. 12명의 작업자는 의자를 정신 활동의 촉매제로써 바라보며, 가상, 감각, 디자인, 휴식 등을 위한 의자 15점을 선보인다. 이들로 인해 의자는 새로운 분류 체계를 요구한다. 이에 따라 이번 전시에서는 의자를 분류하는 네 가지 카테고리 ‘집중, 교류, 놀이, 휴식’을 제시한다.

≪모노카픽≫에서 의자는 전통적인 분류 체계와 신체성으로부터 해방된다. ≪모노카픽≫에서는 관계를 흐트러뜨리고 의자라는 사물이 가질 수 있는 정신성과 주체성에 주목한다. ≪모노카픽≫이 죽으며 퍼트린 씨앗은 다른 곳에서 다른 모양으로 움틀 것이다.




일시
2022. 07. 21. (목) - 08. 03. (수)
13:00 - 19:00

오프닝 리셉션
7. 21. (목) 18:00 - 

장소
wrm space
서울특별시 마포구 잔다리로3안길 46 L층

기획
이서영

참여작가
김상규
박성원
박지민
방효빈
이영은
이지원(아키타입)
정유종
제로랩
카야(KAYA)
홍정아
황다영
황회은(아로공간)

포스터 디자인
박성원

그래픽 디자인
강예린
박성원

공간 디자인
박지민

사진
강예린



Identity
모노카픽(Monocarpic)은 한번 꽃을 피우고 씨를 뿌린 후 죽는 ‘일임(一稔) 식물’을 뜻한다. 

의자 디자인을 다루는 이번 전시를 시작으로 팬데믹, 메타버스로 인해 흐려진 신체와 정신, 물질과 비물질 간의 영역에 서있는 디자인과 디자이너의 역할을 성찰하는 것이 이 전시의 목적이다.

의자의 카테고리를 재-범주화하는 것은 다른 디자인 영역의 재-범주화로 확장된다. 다시 짜인 디자인의 카테고리 속에서 디자이너는 가상 공간을 찾아 떠난 사람들과 함께 이동하는 디자인의 실천을 탐구한다.